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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수밖에 없었어.” , “내가 잘못한 건 아니야.”, “내 의도를 오해한 거야.”
이런 말, 한 번쯤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또는 누군가에게 들은 적도 있을 거예요. 때론 그 말이 얄밉게 들리고, 또 때론 우리가 말하고 나서도 스스로 마음이 찜찜해지죠. 왜 우리는 이런 ‘변명’을 하게 되는 걸까요? 그리고 이 심리 뒤에는 어떤 감정이 숨어 있을까요?
1. 나는 나를 지키고 싶었을 뿐이에요.
변명이라는 단어는 어쩐지 부정적으로 느껴집니다.
하지만 조금만 시선을 바꿔보면, 그 속에는 자신을 지키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실수하거나 부족할 수 있어요. 하지만 그런 나를 직면하는 일은 쉽지 않죠. 비난받는 것, 실패를 인정하는 것, 실수에 대해 책임지는 것은 자존심에도, 자존감에도 상처를 줄 수 있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말합니다. “내가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어.”, “그 상황이 너무 힘들었거든.”, 이 말들은 자신을 공격에서 방어하려는 본능이기도 해요. 실은, 우리가 변명을 할 때 가장 두려운 건 ‘내가 틀렸다고 느껴지는 순간’일지도 모릅니다.
2. 변명은 ‘감정의 방어막’이에요
심리학에서는 이를 방어기제(defense mechanism)라고 설명합니다. 자기 자신이 상처받지 않도록, 또는 더 큰 충격을 막기 위해 내면이 스스로 만든 심리적 장치예요. 그 중 하나가 ‘합리화’입니다. 내 행동이 정당했다고 스스로를 설득하면서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이죠.
예를 들어, “그 사람도 나한테 잘한 게 없었잖아.”, “내가 그렇게까지 나쁘진 않았는데.”, 이런 말들 속에는 자책보다는 자기 보호가 우선시되는 감정이 있습니다. 그 자체가 나쁜 건 아닙니다.
다만, 우리가 그 말에 너무 익숙해져버리면, 자신을 돌아볼 기회마저 놓치게 될 수 있다는 것이 문제예요.
3. 변명 없는 말은 때로 더 큰 위로가 된다
우리는 종종 변명을 ‘이겨야 할 말’처럼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떤 순간엔, 변명을 내려놓는 용기야말로 스스로를 가장 깊이 돌보는 방법이 될 수 있어요.
“사실 그땐 내가 너무 예민했어.”
“미안해, 나도 그 상황이 감당이 안 됐어.”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의 약함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런 솔직함은, 상대의 마음을 누그러뜨리는 가장 큰 위로가 되기도 해요.
누군가에게 변명하고 싶어질 때, 내 마음속에서 이렇게 물어보면 어떨까요?
“지금 나는 무엇이 무섭고, 무엇이 아픈 걸까?”
3. 조금씩, 나를 믿는 연습
변명을 내려놓는다는 건 ‘모든 걸 인정하자’는 뜻이 아니에요. 그보다는 내 마음속에 일어난 감정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자는 제안이에요.
변명은 두려움에서 나오지만, 솔직함은 용기에서 나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용기를 조금씩 키워갈 수 있어요. 작은 실수 앞에서 “괜찮아, 나도 사람인데”라고 말하는 연습. 불편한 대화 앞에서 “내가 먼저 진심을 내볼게”라고 마음먹는 시도. 이런 작은 선택들이 결국엔 더 성숙한 나, 더 따뜻한 인간관계로 이어집니다.
마무리하며
우리는 모두,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고, 스스로를 지키고 싶은 존재입니다. 그래서 때때로 우리는 방어적으로 말하고, 변명이라는 이름의 말풍선을 띄우곤 하죠. 하지만 변명은 약함이 아니라 우리가 상처받지 않으려는 자연스러운 보호막일 뿐이에요.
그 사실을 알고 나면, 변명을 하는 나도, 변명을 듣는 상대도 조금은 더 너그러워질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러니, 오늘도 실수한 나에게 이렇게 말해보세요.
“괜찮아, 나를 이해할 시간도 필요한 거니까.”